전국체전 퇴출 위기의 보디빌딩

 

보디빌딩 등 피트니스 업계에서 스테로이드 불법투약은 오랫동안의 노력에도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시키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근육 성장과 발달 촉진, 운동 능력 향상이 탁월하다는 이유로 보디빌더나 헬스트레이너 등 피트니스 업계에서는 의사 처방 없이 불법으로 투약하고 있다.

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정자 생산 및 운동성 감소, 전립선암 발생 위험 증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유도 및 악화,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적혈구증가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사처방 없이 투약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는 대회입상 때문이다. 상금도 없거나 거의 없는 수준의 대회입상에 목을 매는 이유는 입상경력이 바로 PT 등의 수업료를 책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굵직한 대회에서 입상하면 수업료가 크게는 배까지 뛰게 되며 일반인뿐만 아니라 대회출전이 목표인 선수를 상대로 수업도 가능해진다. 일부 헬스트레이너들은 약물투약을 하지 않고는 입상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며 주변 동료가 약물의 힘으로 부당하게 1등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자신도 약물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이렇게 약물 사용이 남용되다 보니 전국체전 종목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4월 전국체전 위원회를 열고 전국체전에서 보디빌딩을 고등부만 개최하기로 결정했는데 체육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일반부 보디빌딩 선수가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다”며 “2018년 체육회에서 의결한 제재 조치에 따라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대학 입시가 걸린 고등부만 유지하고 일반부는 없애기로 했다” 라고 설명했다.

보디빌딩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체전에서 3개 대회 연속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이 적발되었었다. 이후 전국체전 보디빌딩 종목 도핑 적발 시 단계별 제재 조치를 의결했는데 1차 적발시 시범종목 전환, 2차 적발 시 일반부 폐지, 3차 적발 시 종목 폐지가 골자였다. 보디빌딩은 이에 따라 2019년 시범종목, 2020년 미개최, 2021~2022년 시범종목 등을 거쳐 2023년 정식종목으로 복귀했는데 이번에 약물 적발이 또 발생했다. 보디빌딩협회는 2018년 앞으로 약물을 하지 않겠다며 선수와 지도자 전원이 서명한 각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전국체전 보디빌딩 일반부 폐지는 아직 100%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도핑에 적발되어 자격정지 4년을 받게 된 선수가 금지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먹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항소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는 항소 결과가 나온 뒤 이사회를 열어 제재를 확정하기로 했으나 결과가 뒤집힐 확률은 낮다고 알려져 있다. 만약 전국체전에 보디빌딩 종목이 없어지면 전국 16개 실업팀에 소속된 140여 명의 보디빌딩 선수들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