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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 목조 주택이 많은 이유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11. 1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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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목조주택이 많은 이유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도 초기 주택들은 벽돌로 지은 건물들이 많아서 동부로 가면 벽돌 건물들이 많다. 그런데 19세기 산업혁명 시기가 되면서 공장이 많이 들어서게 되었고, 공장 주변에는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게 되면서 이들이 살 집이 필요해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1832년 조지 워싱턴 스노우라는 건축가가 시카고에 큰 규모의 창고를 지어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촉박한 완공 기한에 고심하던 그는 각기둥과 대들보로 구조를 짜는 기존의 팀버프레임 공법 대신 주변에 흔한 나무 각목으로 뼈대를 만드는 경량목 구조 - 벌룬(Balloon) 공법을 고안해 낸다. 

    마침 산업혁명의 여파로 각목이나 판자를 쉽게 재단할 수 있는 원형 기계톱과 자연건조로 몇 년을 말려야 했던 이전에 비해 며칠만 쪄 내면 양질의 각목과 목재가 만들어지는 건조가마도 개발되었으며,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던 쇠못도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생산되던 참이었다. 재료가 가벼워서 중장비가 필요 없었고,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못과 망치만 있으면 누구나 집을 지을 수 있었는데 당시 숙련된 목공 두 명이 2~3일에 주택 한 채를 지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하고 전장의 격전지였던 유럽과 아시아는 전쟁복구에 힘써야만 했지만 미국은 경제발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국민들의 소득이 높아지다 보니 신축 주택의 수요가 폭발했고 빠른 공사기간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수요와 공급 모두를 만족시켰기 때문에 목조주택이 폭발적으로 건설되었다. 목조주택은 또한 미국의 여러 조건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일단 미국은 대지비용이 비교적 저렴했기 때문에 목재로 싸고 넓게 지으면 건설회사가 여러 모로 이득이었다. 양질의 침엽수가 많아 목재도 풍부했다. 

    반면 콘크리트는 공장에서 제조된 뒤 2~3시간 이내 현장에서 타설되어야 하는데 수요도 적은 데다 미국 땅덩어리가 워낙 넓다 보니 원활한 콘크리트 공급이 어려웠다. 현장에 믹서기를 놓으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건축비용은 더 올라간다. 또한 건축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전문가가 필수로 들어가야 하니 건축비가 비쌌다. 콘크리트는 물론 철근도 무거워서 운반 비용도 많이 들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콘크리트 건물도 많지 않고 콘크리트 업체 수도 늘어나지 않다 보니 은행에서도 콘크리트 건물 짓는다고 하면 대출이 잘 안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미국은 지금까지 목조주택이 일반화되고 당연화되었다. 사실 목재건축이 현재도 그렇게 저렴하다고 보긴 힘들다. 최근에는 환경보호로 벌목이 규제되고 있고, 코로나 팬더믹 때 목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폭등한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소비자는 목조주택에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건설업체들도 건축 시장이 고착화되어 다른 공법을 이용할 필요가 없고, 다른 대안도 별로 없으니 굳이 신기술 도입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원목보다 인장력과 하중을 버티는 힘이 훨씬 뛰어난 공학목재가 개발되었는데 이 공학목재의 수명은 100년이나 되고 방수 방부만 잘 지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에는 공학목재를 이용해 대형 체육관도 건설되기도 했다. 목조 건축을 위한 산업표준이나 공법도 확실하게 정립되었으며 목재 제품 외에 벽면에 붙이기만 하면 되는 방수지와 지붕에 붙이는 방수시트 등도 아예 제품화가 되었다.

    사실 이렇게 지어진 목조주택들은 건축비용은 저렴할 지 몰라도 이후 관리비용이 많이 든다. 괜히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지붕과 벽을 수리하는 남자의 모습이 자주 나오는 게 아니다. 제대로 짓지 않으면 단열 및 방음도 최악이다. 짓는데 4개월밖에 안 걸리지만 평균 수명이 5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유럽 주택의 평균 수명은 4백 년이라고...)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장점인 가격경쟁력 외의 장점도 많다. 의외로 목조주택은 내진에 대해서는 철근콘크리트보다 강하다고 하며 목재구조물은 불은 잘 붙지만 생각보다 불이 쉽게 번지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콘크리트 구조물은 불에는 강하지만 오히려 콘크리트를 덮은 내외장재가 불에 취약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토네이도의 경우는 목조주택이 날아갈 정도라면 콘크리트 건물도 날아간다고... 

    그리고 위에 언급했듯 주택의 수명이 짧은 대신 기둥만 남기고 싹 뜯어고치는 리노베이션 시장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으며, 집을 개조해서 에어비앤비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점들을 감안한다면 현재 미국 사회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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