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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고환이 포도당을 두고 쟁탈전을 벌인다는 말은 사실일까?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6. 1. 11. 14:17300x250

대부분의 세포는 영양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탄수화물과 지방을 사용하지만 뇌는 -정확히 말하자면 뇌에 있는 뉴런은 - 포도당만을 이용한다. 인간의 뇌는 체중의 약 2%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몸속 산소의 20%와 포도당의 25%를 사용한다. 뇌가 포도당을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포도당이 뇌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에 들어가는 혈관에는 높은 선택적 투과성을 가진 혈액-뇌장벽(뇌혈관장벽)이 있는데 이 장벽은 뇌를 외부 물질과 병원체로부터 보호하고 뇌 기능에 필수적인 물질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뇌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치료가 매우 어렵다. 반면 이 장벽은 마약성분은 겁나 잘 투과시킨다...) 그런데 이 혈액-뇌장벽을 대량으로 통과하는 영양물질은 포도당이 유일하다. 또한 포도당은 지방산보다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훨씬 효율성이 높다.
뇌 외에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장기는 고환이 있다. 고환에 있는 정자를 만드는 생식세포들은 포도당을 주연료로 소비하는데, 고환에는 포도당을 세포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데 필수적인 포도당 수송체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GLUT14 같이 고환에서만 발현되는 포도당 수송체도 가지고 있다.
고환이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이유는 고환에 있는 정세관에도 혈액-고환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뇌혈관장벽과 마찬가지로 외부 물질이 고환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역할을 하는데, 역시 포도당 같이 작은 분자만 쉽게 투과할 수 있다. 또한 고환에서 정자를 생성하는 데는 빠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데, 포도당은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도 ATP를 생산할 수 있어 고환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용이하다. 또한 고환에서 정자 생성 과정에서 필수적인 영양분 공급 및 보호를 하는 세르톨리 세포가 포도당이 전환된 젖산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다만 고환은 뇌만큼 포도당을 우선적으로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알려진 바로는 뇌 외에 근육, 간, 신장 등이 인체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이다.
재미있는건 이렇게 포도당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남성의 정액은 포도당이 아닌 과당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과당은 포도당과 분자식은 같지만 구조만 다른 이성질체인데, 남성의 정낭에서 정자의 운동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과당을 분비한다. 정자가 과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이 있는데, 다른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포도당을 선호하므로 이들이 모이는 것을 막고 정자가 이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과당을 사용한다는 설이다. 또 하나는 과당이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분해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정자가 난자에 도착하는 오랜 시간 동안 정자의 에너지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설 등이 있다.
참고로 고환과 뇌"만"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쓴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다. 뇌나 고환의 경우 포도당이 없으면 지방이 분해되어 생성되는 케톤체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우리 몸의 장기는 아니지만 필수적인 조직 중 하나인 적혈구는 오로지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우리 몸의 적혈구는 구조적으로 포도당 외에는 에너지를 사용할 수가 없는데, 적혈구는 미토콘드리아가 없어 세포 호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과정과 젖산발효를 통해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방법 외에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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