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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유류는 주변 환경이 나쁘면 암컷 새끼를 많이 낳는다?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6. 5. 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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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유류의 경우 주변 환경이 나쁘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암컷 새끼가 많이 태어난다는 주장은 트리버스-윌라드 가설이라고 한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 로버트 트리버스와 수학자 댄 윌라드가 1973년에 발표한 진화생물학 이론으로 부모가 건강하고 부유할수록 아들이 태어날 확률이, 경제적·사회적 조건이 열악할수록 딸이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결과 부유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부모가 아들을 낳을 확률이 약간 더 높거나 아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자연 속의 야생동물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 일부다처제가 많은 동물의 세계에서는 건강하고 우수한 수컷만이 여러 암컷과 짝짓기 하여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는 반면, 체격이 작고 허약한 수컷은 자손을 전혀 남기지 못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암컷은 환경이 나빠도 새끼를 가질 확률이 수컷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어미는 자원이 부족하고 생존이 불리한 환경에서는 번식 성공률이 더 안정적인 암컷을 낳아 유전자를 남기려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붉은 사슴의 경우 무리 내에서 서열이 높고 영양 상태가 좋은 암사슴은 실제로 수컷 새끼를 낳을 확률이 60%까지 올라간다. 서열이 높은 아들이 자라서 무리를 지배하며 수많은 새끼를 치기 때문이다. 반면 서열이 낮은 암사슴은 딸을 더 많이 낳는다. 주머니쥐나 남미산 물쥐, 거미원숭이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낸다. 실험쥐들의 경우에도 먹이를 제한하여 영양 상태를 나쁘게 만든 암컷 쥐들은 암컷 새끼의 비율이 높아지거나 유산 과정에서 수컷 배아가 더 많이 탈락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인간 사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대약진 정책 실패로 인한 대기근 시기였다. 당시는 1가정 1자녀 정책이 한창 시행 중이던 때였는데 대기근이 극심했던 1960~1963년간 태어난 아기 성비는 여자 100명 당 남자 104명 수준으로 남아선호 현상에도 불구하고 당시 세계 성비 비율(여자 100명 당 남자 109명) 보다 낮았다. 그밖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학 포유류 연구센터에서는 2009년 억만장자 아버지가 아들을 낳을 확률이 65%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2012년 미국 미시건대학 마사쿠 푸지타 교수팀은 부유한 가정의 엄마 모유의 유지방 함량은 아들일 때 평균 2.8%로 딸이었을 경우의 0.6%보다 훨씬 높았지만, 어려운 가정에서 아들인 경우 유지방 함량은 2.3%, 딸인 경우는 2.6%로 오히려 역전이 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인 2026년 2월에는 옥스퍼드대 사회학과 연구진이 산모가 임신 중 고온에 노출될수록 남아 출생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며 기후변화로 극단적 고온 노출이 증가하게 되어 발생하는 열 스트레스가 출생 성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트리버스-윌라드 가설이 100% 맞는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자원과 생존이 직결되는 자연계에서의 포유류들은 이 가설이 들어맞는 편이지만 인간 사회에서는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으며 가설이 발표된 후 수십 년 동안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지금까지 인간을 대상으로 한 통계 연구들의 경우 부유한 가정에서 아들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오긴 하지만 그 차이가 51:49 정도로 미세한 정도이며 조사 범위의 한계도 좁아 이것을 진화적 법칙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인간은 순수한 생물학적 본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이다. 무엇보다 생물학적 본능 이전에 사회문화적 요인과 사회 제도와 사회 인식의 변화, 낙태나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의 의학적 요인 등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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