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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의 성전 정화 사건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2. 9. 2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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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의 성전 정화 사건은 4대복음서에서도 모두 다루는 중요하고 임팩트 있는 사건임. 예루살렘 성전은 정갈하고 빛이 가득찬 광장에 마련되었는데, 총 4개의 뜰로 나뉘어 거룩함과 정결함의 수준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담으로 구분되어 있었음. 첫번째 뜰인 바깥 이방인의 뜰은 월경 중인 여성을 제외한다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었음. 이곳에서는 환전과 희생동물의 매매가 이루어졌으며, 성전은 성소로 이르는 대로가 없이 미로처럼 만들어졌음. 부정하지 않은 유대인들은 아내를 데리고 두 번째 뜰에 들어갔으며, 세 번째 뜰은 깨끗하고 정결한 유대인 남자만 들어갈 수 있었음. 네 번째 뜰에는 제사장의 옷을 입은 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었음. 예루살렘 성전은 매년 제국 전역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서 성전세를 거둬들였고, 하루에도 수천명씩 찾아오는 순례자들에게 희생제물과 헌물을 판매하여 이윤을 남겼으며 십일조도 거둬들이는 당시 가장 부유한 조직 중 하나였음. 성전은 은행처럼 부유한 사람들의 유동자산 창구가 되어 이들의 자산관리를 맡아 주기도 했음. 또한 성전은 여리고 근처의 농장도 소유했다고 함.



    성전세는 20세 이상 유대인 남자가 매년 반 세겔(2데나리온)씩 내는 세금이었음. 로마의 은전으로 내지 않은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로마의 은전에 황제와 제국의 승리를 드러내는 상징이 새겨져 있다는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세겔의 은이 평균 90% 함유된 더 나은 은전이었기 때문에 '종교적 선택으로 포장된 상업적 결정'이라는게 후대 역사가들의 분석임. 그래서 성전에는 환전상들이 많았는데 환전에 폭리를 취함. 이 환전상들은 대제사장과 성전 관리자에게 인가를 받아 상업행위를 했음. 유대인들은 명절을 기념하고 죄를 용서받기 위해 흠결없는 짐승을 바쳐야 했기 때문에 성전의 동물매매는 호황을 누림. 당시 노동자들의 하루 일당은 1데나리온이고 능숙한 서기관의 경우 2데나리온이었는데 번제용 송아지는 20데나리온, 숫양은 8데나리온, 새끼양은 4데나리온이었고 비둘기는 가장 가난한 이들이 선택하는 제물로 1데나리온이었음. 그런데 유월절 같은 명절에는 이 제물의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비둘기 한 쌍의 가격이 25데나리온까지 올랐다고 함. 명절을 지내려고 제국의 변방에서 며칠 걸려 온 이들이 자신들의 순례를 헛되게 하기 위해 비싼 값을 주고 이 동물들을 살 수밖에 없었음.



    유대인들은 누추한 공동주택에서 살았지만 정작 성전에서는 '순한 양처럼'비싼 값으로 비둘기 한쌍을 구입해야 했음. 이런 종교적 백성들에게 그들의 종교적 애착을 담보로 돈을 벌어들인 사람들은 대제사장을 비롯한 성전 귀족들이었음. 예수는 이방인의 뜰에서 거래하는 자들과 환전상들과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를 둘러엎으며 상행위를 방해함. 또한 아무도 성전을 가로질러 물건을 나르지 못하게 하며 제사행위도 막음. 사실 이러한 행위는 성전경비대나 로마군인들에게 눈에 띄지 않을만큼 상징적인 수준의 작은 소요였음. 하지만 예수께선 당시 풍습에 성전에서 장사를 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관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전 체제가 선지자적인 정의를 실현하지 않고 그것을 종교적인 행위로 덮는 행위에 대한 비판하며, 유대교의 타락과 그로 인한 백성에 대한 경제적 억압, 즉 성전체제의 정의롭지 못함에 대한 메시아로서의 심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무화과 나무의 예와 더불어 성전이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 아닌 "강도들의 소굴"이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벌인 사회정의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음.



    결국 예수의 이 행위가 유대인 고위층과의 마찰로 발전, 예수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으나, 단순히 성전에서 벌어진 '작은 소동'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님. 중요한 것은 예수가 '성전에 대한 전권 주장'을 한 것임. 사실 예수가 물리력을 행사한 사건의 임팩트가 강해서 묻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성전 정화 행동을 통해 성전에 대한 정권을 주장한 것이 기득권인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예수를 없앨 계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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